금리 인하 높아진 한국 시장, 8월 금리 인하 실현될까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022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올해도 국고채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에 연동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6월말부터 미국 국채 10년이 상승했음에도 한국 국고채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국고채 금리 하락 요인이 대내에 있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강화가 가장 큰 요인임을 시사한다.

금리 인하 기대 높인 정치권과 시장

금리 인하 시사한 연준의 6월 FOMC 이후 한국도 정치권 중심으로 금리 인하 압박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결정에 독립성을 갖는 중앙은행이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피해가 누적되고 있어 실물경제 흐름이 중요한 정부와 정치권에서 기준금리 조절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그 만큼의 타당성이 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재정집행을 가속화하여 하반기에는 총예산의 35% 이하 정부 지출이 남는다.

추경 편성이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하반기 거시경제 대응책의 최우선 순위는 통화정책일 수 밖에 없는 점도 고려된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

시장은 과거 정부 압박에 따르는 경향이 있었던 한은의 모습을 떠올리는 듯 하다.

이창용 총재 취임 후 강화된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 등의 이유로 6월부터 시작된 정치권의 인하 압박을 7월 인하 소수의견 출현, 8월 실제 인하 및 연 2회 금리 인하 기대로 연결했다.

이에 따라 불과 5월말 3.5%에 가까웠던 국고 3년은 한달 사이 30bp 가량 하락했고, 1년 이하 단기물 금리도 3.25% 내외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시장 기대가 앞서가는 것도 결코 무리한 것은 아니다.

2022년 11월부터 제시되기 시작한 한국판 점도표(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전망)는 약 1년간 매파적 모습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중립적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2월부터는 3.25% 가능성 열기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금통위도 조금 씩 통화완화에 대한 시기를 생각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정치권 압박에 더해졌기 때문에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강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한다.

2월부터 중립적으로 변한 금통위, 금리 인하 가능성 점증

금리 인하 시점, 과거 사례로 살펴보면

6월 헤드라인 물가가 전년대비 2.4% 상승하면서 한국은 실질기준금리가 1%를 넘기 시작했다. 8월부터 실질기준금리 1%대 상회를 예상했는데, 이보다 빠른 속도다.

2010년대 이후 1%대 실질기준금리는 민간소비 중심 내수 부진을 야기했던 요인이다.

높아진 실질기준금리 여파로 향후 내수 둔화가 발생할 우려가 커졌다.

한은도 통화긴축 강도 강화 시 정상화 차원의 금리 인하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7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출현 가능성은 분명 높아졌다.

소수 의견 출현이 반드시 금리 인하 의미할까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 출현이 반드시 다음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을 보장하지 않는다.

2003년 이후 총 22번의 금리 인하가 존재하는데, 그 중 금융위기와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14번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금융위기와 팬데믹 시기를 제외한 것은 긴박한 상황에서의 대응책이었기 때문이다.

총 14번의 사례 중 4번은 실제 인하 전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없었다. 나머지 10번 중 직전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나왔던 사례는 6번이다.

금리 인하 소수의견 출현은 약 60% 확률로 다음 회의에서 인하를 예고했다.

또한 금리 인하 소수 의견 출현 후 1~4개월 사이 실제 인하가 단행됐다.

금리 인하 소수의견 제시는 대체적으로 다음 회의의 금리 인하를 예고하지만, 최대 4개월 뒤 실제 인하가 된 사례도 2번이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시기별로 차이가 있는 금리 인하 트렌드

시기별로도 다소 차이가 있다. 2003~4년 4차례 금리 인하 당시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있었다.

다만 2003년 5월은 3개월 전부터 소수의견이 등장했고, 2003년 7월과 2004년 11월에는 직전 회의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2명이었다.

소수의견 1명 후 다음 회의 인하 사례는 2014년부터 빈번해지기 시작한다.

한국 물가가 목표치 2%를 하회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말이고 2014년부터는 저물가 고착화 우려가 심화되던 시기였다.

지금처럼 소수의견 1명 출현 후 다음 회의 금리 인하 돌입 경로는 2014년 저물가 시기에 형성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CPI가 2% 위에 있던 2000년대 초반에는 소수의견 2명이 제시되어야 다음 회의 금리 인하가 이뤄졌다.

금통위의 역대 기준 금리 인하 시기별 현황

8월 금리 인하 아닐 것으로 전망

과거 금리 인하 시기 전후 사례를 보면 인하 소수의견 출현이 반드시 다음 회의 인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을 파악할 수 있다.

60%의 확률로 다음 회의 금리 인하 단행이 있던 것은 맞지만, 그 시기의 물가가 2%를 하회하는 저물가 시대였단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지금처럼 물가가 목표치를 상회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2명 이상의 소수의견이 등장해야 다음 회의 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지금의 물가는 하락세가 확인되고 있지만, 2% 하회 가능성은 낮다. 저물가 시대였던 2010년대 중반처럼 소수의견 1명 출현 시 다음 회의 실제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긴 어렵다.

당초 예상보다 7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1명 제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8월 기준금리 인하는 아닐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

7월 인하 의견 출현 기대 어렵다

7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 출현 가능성이 6월보다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은 두 가지의 관점을 계속 유지한다.

먼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물가가 목표치 2%를 상회하는 시기에서는 인하 소수의견이 다음 회의 금리 인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저물가 시대에 나타났던 특징이며, 물가가 높은 시기에는 최소 2명 이상의 소수의견이 나와줘야 다음 회의 인하로 이어졌다.

두 번째로 7월 인하 소수의견 출현이 시장 기대처럼 단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시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부채,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기대인플레 하락 제한 등에 근거한다.

3월 다소 주춤했던 가계부채는 4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증가했다.

5월에는 전세대출자금이 전월비 0.7조원 늘었는데 이는 202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전세거래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올해부터는 다시 매매거래량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른 수도권 부동산 매수 심리 개선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부채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과거로 돌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가계부채 증가세

가계 부채 부담 증가

게다가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다시 2년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5대 은행의 평균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약 3.91%로 2021년 12월 3.64% 이후 가장 낮다.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은행들의 경쟁 속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세가 나타났다.

7월 인하 소수의견 출현 및 8월 실제 인하 시 연간 2회의 인하를 바라보는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한은의 조치가 된다.

이는 더 큰 기대를 자극하여 주요 대출금리의 추가 하락세가 전개될 수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까지 가속화될 여지가 생긴다.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이 9월로 연기된 부분도 한은의 신중함을 요구한다. 올해 2월 공식 도입된 스트레스 DSR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고됐던 부분이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부터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2단계 도입 시 1단계 대비 가계부채 억제 효과가 확대될 공산이 크다.

한은 입장에서는 통화완화 전환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부분일 수 있다.

부담스러운 기대인플레이션율

6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로 2022년 4월 이후 3%대를 계속 상회하고 있다. 2013년 이후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간 지속된 적은 없다.

물가 상승 기대 형성 요인의 변화는 감지된다. 2년전에는 석유류 제품과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농축수산물과 공공요금이 최대 요인이다.

이는 2년전 물가 상승 요인이 고유가, 공급차질 등 대외 여건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구조적 문제 등 내부 여건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농축산물 가격

농축수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점차 내려오고 있음을 확인한 6월 소비자물가 지표였다.

6월 농축수산물 품목의 물가는 전년대비 6.5% 상승하여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론 6%대 상승률도 높지만 4개
월 연속 하락하고 있음에도 주목해야 한다.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병행되고 있어 하반기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

높은 공공 요금

하반기 상승 우려가 높은 공공요금은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8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6.8% 인상될 예정이다.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그동안 가스요금 인상을 유보해왔지만, 가스공사 재무위기가 심각해진 만큼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3분기 전기요금은 일단 동결됐지만, 이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 인상 시 충격이 크기 때문에 이뤄진 결정이다.

적절한 시기의 인상을 검토하는 정부 스탠스상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공공요금 상승 및 수입 물가 반등

높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높은 환율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여전히 전체 물가 하락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4월부터 반등 중인 수입 및 공급물가는 상품물가 중심의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그나마 물가 상승 우려가 낮아지려면 원/달러 환율 하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강 달러 압력 완화가 선행되어야하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유력해져야 함을 시사한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CME 페드워치 기준 78%이다.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를 상회하고 있는 것은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 시점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향후 물가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앞서나간 시장 기대를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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