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분기 GDP 수치가 예상치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시장 기대치는 2.5~2.6%(0.0~0.1%) 수준이었지만 발표된 2/4분기 속보치는 2.3%(전기비 -0.2%)였다.
1/4분기 GDP가 워낙 높게 나옴에 따라 2/4분기 수치는 부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2022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한 수치가 나오며 한국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 2분기 GDP 부진 이유
한국 2분기 GDP 수치가 기대치를 하회하며 수치가 부진한 이유를 정리해 보면, 우선 기저효과의 영향이 반영된 부분이 크다.
1/4분기 GDP가 기대보다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총선(4월 10일) 전에 올해 재정 집행이 집중된 것과 부동산 경기 및 부실PF 등에 대한 정부의 배려 등이 영향을 미쳤지만 2분기는 이 효과가 제거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1/4분기 기대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2/4분기 마이너스로 되돌려진 것이다.
특히 지난 1/4분기 5.5%로 4분기만에 큰 폭의 플러스 반전을 보였던 건설업 성장률이 2/4 분기 -5.4%를 기록하며 다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두번째 요인은 수입증가에 따른 순수출 기여도 하락이다. 1/4분기 0.8%pt였던 순수출기여도는 1/4분기 -0.4%였던 수입증가율이
2/4분기 1.2%로 늘어남에 따라 -0.1%pt로 떨어졌다.
경기가 회복되면 수입증가는 당연한 수순이지만 수입이 원유 및 석유제품 중심으로 증가한 반면 자본재 등의 수입은 부진해 질적인 평가도 좋게 하기 어렵다.
이를 반영해 설비투자는 전기 -2.0%에 이어 2/4분기에도 -2.1%로 GDP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2분기 GDP 반등 쉽지 않다
결국 2/4분기 GDP는 몇몇 수출 주도 업종들만이 경기를 끌고 가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특히 설비투자 감소가 반도체 제조장비가 포함된 기계류 감소가 주된 이유로 나타나는데 이는 기업들이 향후 업황에 자신이 없다는 반증일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리 우리 수출 주력 업종의 국내 낙수효과가 약해졌음을 보여 준다.
문제는 향후 방향이다. 2/4분기 우리 GDP가 실망스러웠지만 3/4분기 이후 이 흐름이 크게 되돌려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기비 성장률은 2/4분기처럼 역성장은 벗어나 0.3% 전 후에서 형성되겠지만 추세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상반기 2.8% 수준에서 하반기 2%대 초반으로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 반등의 주된 모멘텀인 수출 경기에 대한 기대치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간소비나 투자지표 등은 전향적인 정책 변화와 같은 반등 모멘텀이 아직은 부재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수출 모멘텀 기준으로 보면, 상반기 2.8% 성장률은 내년 2%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수 부문의 만회가 없다면 성장 둔화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 변화와 같은 계기가 없다면 소비나 투자지표의 흐름이 하반기 중 개선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한국 수출 모멘텀 둔화 흐름 전망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여러가지 정치한 모델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미국과 중국 경제성장 흐름에 상당히 많이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 이를 토대로 성장률 전망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내년까지 미국과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 컨센서스를 대입해 보면, 금년 상반기 2.8% 전후를 정점으로 2025년에는 2% 수준으로 둔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특히 이번 2/4분기를 지나며 기울기가 뚜렷하게 둔화되 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전히 활황인 미국이나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는 중국 역시 올해가 경기 모멘텀이 고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이 두 나라들의 성장률 전망 컨센서스를 보면, 상반기 중 가파르게 진행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은 6월 이후 소폭 하향 조정되거나 정체된 모습이다.
내년 전망치는 미국과 중국 모두 올해보다 각각 0.6%pt와 0.4%pt 낮게 형성되어 있다.
성장률 모멘텀 둔화 우려뿐 아니라 미 대선을 앞둔 여러가지 혼란이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같은 불안요인 역시 수출을 기반으로 한 우리 경제성장 모멘텀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를 반영해서인지 3/4분기 수출경기전망(EBSI)는 2/4분기 대비 둔화되었다.

한국 2분기 GDP 불구, 잠재성장률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2% 수준으로 둔화 다고 해도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만큼 이 기대치를 토대로 보면 경기가 크게 둔화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우려되는 것은 이 기대치보다 하향 기울기가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상반기 우리나라 성장률과 이 추정치는 수출 부문의 기여로만 만들어진 수치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성장률 흐름의 기본적인 추세는 수출 경기의 흐름에 의해 결정되지만 추가적인 경기의 진폭은 당연히 내수 경기의 흐름에 따라 결정되고 국면에 따라서는 그 폭이 매우 커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수출 증가율이 1/4분기보다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출 경기가 이어졌음에도 2/4분기 우리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민간소비나 투자 등 내수 부문이 1/4분기와 달리 크게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등 유의미한 정책 변화 필요
하반기 경기의 관건은 이 부분을 얼마나 만회할 수 있는가?에 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나 정부에서는 상반기 부진했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하반기에는 물가와 금리의 안정을 바탕으로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그 가능성을 높게 보기 어렵다.
민간소비에 물가가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맞지만 상반기 중 경기지표의 호전과 큰 폭으로 상승한 자산가격 등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는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반기 물가 지표는 추세적인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생활물가가 소비를 부양시킬 만큼 하락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설비투자 역시 낙수효과가 이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실적 모멘텀이 둔화되고 혼란스러운 미 대선 등으로 인해 내년 환경이 불투명한데 하반기에 기업들이 투자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무엇보다 흐름을 돌려 놓을 계기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동인은 정책의 변화다.
수출의 낙수 효과를 높일 자극이 필요하고 소비를 유인할정책적 동인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정정책 측면에서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재정정책의 중심은 부양보다는 균형 쪽에 맞춰져 있다. 재정정책의 변화가 없을수록 정부와 시장 모두 한국은행을 더 쳐다볼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물가 목표치 위에 소비자물가가 위치해 있고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한 견해를 한국은행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은 금리 정책이 얼마나 변화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이번 2/4 분기 GDP 발표로 한국은행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이 더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금리 인하 전망, 조기 인하 쉽지 않다
미국 2분기 GDP성장률이 호조를 보인 것과는 달리 국내 2분기 GDP성장률은 전기비 -0.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GDP성장률 호조(전기비 1.3%)에 따른 기조효과로 2분기 역성장을 어느정도 기대했지만 성장률 하락폭은 물론 내용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 동안 국내 성장을 견인하던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내수와 관련된 각종 지표들 역시 동반 부진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가 전기비 -0.1%p를 기록한 동시에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 역시 전기비 -0.2%p로 동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설비투자의 부진이 눈에 띈다. 국내 수출회복세가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및 조선 등 일부 업종만을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회복되는 업종별 차별화 현상이 오히려 설비투자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 부진과 함께 소비 역시 강한 회복 모멘텀을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부담에 이은 고용시장 둔화 등이 소비사이클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단순한 성장률 부진뿐만 아니라 소비 및 투자 모멘텀이 기대보다 못하다는 측면에서 한은이 조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가격 급등 현상이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가격이 18주 연속 상승하고 있음은 물론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가격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108)보다 7포인트 오른 115로 집계됐다.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대츌 규제 완화 등으로 촉발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가격 과열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금통위 기자회견 당시에도 한은 총재가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피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 입장에서 조기 금리인하가 나서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따라서 미 연준과 달리 한국은행은 성장률 부진과 물가 안정 등에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 과열 양상이 진정되기 이전까지 최대한 금리인하 시점을 지연할 여지가 크다.
한미간 성장률 사이클은 물론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어서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