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리 인상 발표가 마침내 시행되었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일본은행의 긴축 출구가 열리기 시작했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느정도는 예상되었던 이벤트다. 일본의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엔화 가치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일본 금리 인상 발표
일본은행은 7월(30~31일)회의에서 추가 일본 금리 인상 및 장기국채 매입 감액 계획을 동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금일 정책위원회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다음 금융정책 결정회의까지의 금융시장 조절 방침을 다음과 같이 하기로 결정했다.(찬성 7: 반대 2)
장기국채 매입의 감액에 대해서는 월간 국채매입 예정액을 원칙적으로 매 분기 4,000억엔 정도씩 감액하여 2026년 1~3월에 3조엔 정도로 하는 계획을 결정했다.
경제 및 물가는 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전망치를 대체로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인상 결정의 배경으로 경기와 물가가 회복 궤도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엔저 대응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했다.
금번에는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많았던 가운데 엔화 강세, 국채금리 상승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가는 은행주 중심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일본 금리 인상 배경
일본 금리 인상 발표는 일정 부분 예상되었던 수순이다. 시장 예상은 동결이었지만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위원회(금정위)가 다가오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은 커졌다.
일본 경제의 펀더멘탈 개선보다는 슈퍼 엔저 현상을 약화시키려는 기시다 내각의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측 인사들이 잇따라 슈퍼 엔저의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일본은행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특히 31일 취임한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신임 재무관은 최근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엔화 강세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일본 정부의 엔화 강세의지와 별개로 일본내 물가 흐름도 어느정도 금리인상의 명분을 제공했다.
물론 일본은행이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0.3%p 하향 조정했지만 근원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1.9%를 유지했다.
더욱이 25년 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1%로 0.2%p 상향 조정했다.
일본 경제가 사실상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탈피하여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일본은행도 인정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금리인상 명분은 충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 금리 인상 추가 여부 전망
연내 추가 금리인상과 관련하여서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판단이다. 물가 흐름과 달리 경기사이클이 당초 일본은행의 전망보다는 부진하다는 측면에서 일본은행이 긴호흡을 갖고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여지가 커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번 금리인상 결정에 대해 2명의 정책위원이 반대를 한 것에서도 읽을 수 있다.
금리인상과 더불어 관심이 높았던 양적완화 축소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월 6조엔 규모의 국채매입 규모를 2026년 1분기에는 월 3조엔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매분기 약 4천억 엔 규모를 순차적으로 축소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다만, 일본은행은 25년 6월 중간 검토를 통해 채권 축소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양적완화 축소 계획과 관련하여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이 시장의 기대보다 더딘 속도가 아닌가 싶다.
일부에서 내년말 양적완화 규모가 월 3조엔으로 축소되지 않을까 전망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은행은 시장예상보다 조기에 금리인상에 단행했지만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지연시킴으로써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싶다.

금리 인상이 엔화에 미칠 영향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일본은행이 조기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추가 금리인상이 불투명하다.
또한 양적완화 축소 지연 등 당분간 상당규모의 유동성 공급 정책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외환시장이 우려했던 엔화의 급격한 추가 강세 흐름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은 긴축으로의 선회를 의미하는 것이고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엔화가 재차 약세 전환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결국 엔화 강세 분위기는 이어지겠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엔화 흐름의 주도권은 단기적으로 일본은행에서 미 연준으로 넘어갔다.
9월 금리인하를 포함해 이후 미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 속도가 달러는 물론 엔화의 추가 강세 속도를 좌우할 것이다.
이 밖에 미 대선 리스크도 엔화 추가 강세 여부를 결정할 변수지만 불투명해진 미 대선 구도를 고려할 때 당장 미 대선 리스크가 엔화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한편 엔화의 급격한 추가 강세 부담은 완화되었지만 엔 강세 분위기는 원화 흐름, 즉 제한적 원화 강세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평가
금일 회의의 초점은 금리인상 여부와 가계소비에 대한 판단이었다.
일본은행의 가계소비에 대한 평가는 시장 참가자 평가와는 거리가 있는 가운데 엔화 약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
향후 금융정책을 전망하는데 있어 환율에 대한 주목도가 커질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금일 결정이 엔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미 금융정책 및 증시 향방이 관건이 되겠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내년 4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
한편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달러엔 환율이 수일 내 150엔을 테스트할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회의를 앞두고 민간소비 약세, 최근의 엔고 진행, 기조적 물가상승률 둔화 가능성 등에 주목한 금리인상 보류 견해도 많았던 만큼 금일 전망 보고서와 기자회견 내용은 매파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