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미국 대선은 바이든 현 대통령 및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견고한 입지와 지지율 등으로 경선 종료 이전 양당 후보가 조기에 확정되는 듯했으나, 바이든의 전격 사퇴(7/21일)로 민주당은 대선이 4개월 남은 시점에서 후보를 교체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금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교체로 대선 정국에 분기점이 발생한 가운데 금번 대선의 동향과 주요 쟁점을 점검해보자.
미국 대선 이슈
미국 대선 상황은 바이든 현 대통령 및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견고한 입지와 지지율 등으로 경선 종료 이전 양당 후보가 조기에 확정되는 듯했으나, 바이든의 전격 사퇴(7/21일)로 민주당은 대선이 4개월 남은 시점에서 후보를 교체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바이든은 사퇴 발표 직후 러닝메이트였던 해리스 부통령을 후임자로 공식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추가로 다음 날 대의원 과반수 이상이 해리스 지지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해리스가 민주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다.
트럼프는 7월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지명되었으며,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밴스는 39세로 무역·이민·외교정책 등에서 트럼프와 정치적 이념을 공유하는 정치인이다.
한편, 의회 및 주단위 선거도 동시에 시행함에 따라 특정 당이 백악관과 의회 다수당을 독점하는 단점정부(unified government) 구성 여부도 금번 대선의 주요 관심사로 볼 수 있다.
양당 대선 후보의 정책적 차이가 뚜렷한 상황에서 단점정부가 형성될 경우 입법을 통한 정책 추진이 수월해진다.
반면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에서는 입법 교착이 초래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시장은 의회 선거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대선 지지율 동향
현재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소폭 우세하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이후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으로 양측간 격차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로 교체
바이든 사퇴 이후 해리스는 대의원 과반수의 지지를 확보(7/22일)하면서 사실상 새로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다.
해리스는 대부분 바이든의 정책기조를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의제에서는 바이든보다 진보적인 입장을 드러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통령 러닝메이트로는 경합주 기반의 백인 남성이 전략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으로 조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마크 캘리 상원의원 (애리조나)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8.1일부터 화상 호명투표(virtual roll-call)를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며, 8.7일 이전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공식 확정할 예정이다.
트럼프 여전히 우세하나 지지율 격차 축소
트럼프는 여전히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후보 지위가 사실상 확정된 이후 해리스의 지지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1차 TV토론(6/27일) 및 트럼프 피격 사건(7/12일)을 기점으로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당폭 상승하였으나 바이든 사퇴 이후 해리스의 지지율도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지율에서 해리스를 평균 +1.7%p 앞서고 있다.(트럼프 47.9%/해리스 46.2%, 7.26일 기준)
그러나 사퇴 전 바이든 지지율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3.1%p→1.7%p, 트럼프 47.9%/바이든 44.8%, 7.21일 기준)
한편 일부 여론조사는 해리스가 트럼프를 오차범위 내 앞서거나 동률이라는 결과도 제시하고 있다.
미국 대선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현황
확보한 선거인단은 트럼프 251명, 해리스 226명으로 트럼프가 우세하다.
5개 경합주 선거인단 61명 중 당선에 필요한 수는 각각 트럼프 19석, 해리스 44석이다. 미국 대선의 총 선거인단 수는 538명으로, 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금번 대선의 경합주는 6개(애리조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네바다, 미시간. 선거인단 도합 78명)이나 현재 트럼프는 조지아(16명)에서 약우세(LeanR)를 확보한 것으로 관찰된다.
일부 전망기관(Cook Political Report 등)은 애리조나·네바다도 트럼프 약우세로 평가하고 있다.
당선될 수 있는 최소한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위한 경합주 승리 조합은 트럼프 5개, 해리스 3개로,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승리해도 당선이 가능한 만큼 펜실베이니아주의 향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가이다.
`20년 인구조사 결과 반영으로 주별 선거인단 수가 개편된 것도 공화당에 소폭 유리해 보인다.
민주당 우세주에서 선거인단이 축소된 반면 공화당 우세주의 선거인단은 증가하면서 공화당은 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반면 민주당은 1명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예측시장이 반영하는 당선확률은 바이든 사퇴 직전 트럼프 65%-바이든 16%였으나, 현재 트럼프 54%, 해리스 48%(7.29일 기준)로 격차 가 축소되었다.
미국 대선 주요 정책 비교
금번 미국 대선 주요 쟁점은 고물가 및 경제 상황, 불법 이민 문제, 고율 관세 도입 여부, 소득·법인세율 개편 등이며,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 우크라이나·중동 지역의 전쟁, 기후변화, 트럼프 고령 리스크 등도 부각되고 있다.
① 경기 및 물가
대선년도의 경제는 항상 역사적으로 가장 주요한 변수였다.
금번 대선은 양호한 성장세 및 인플레이션율 개선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물가수준, 정치·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권자들은 금번 선거의 최우선 관심사를 인플레이션/물가(25%), 이민(11%), 일자리/경제(10%) 순으로 지목한 바 있다.
경기 인식은 경제상황 변화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선거 시점까지 유권자들의 경기인식 개선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트럼프 후보의 감세 정책, 관세 부과, 저금리·달러 약세 선호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② 이민 정책
남서부 국경의 불법 입국 시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민이 경제/물가를 제치고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로 꼽히는 등 금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바이든은 취임 첫날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중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포용적인 이민정책을 시행하였으나, 불법 월경 적발(encounter) 건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
해리스는 공식적으로 국경 관리 업무가 아니라 이민자들의 본국 상황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통해 이민을 축소한다는 장기 전략을 주도해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측은 민주당의 이민 정책 실패를 강조하면서 해리스의 책임을 집중 부각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미국-멕시코 국경 폐쇄 및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약속하는 등 당선시 재임 당시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재개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여론 악화 및 11월 대선을 의식하여 금년 국경 통제를 강화하였으나 근본적으로는 입국관리 및 국경순찰 인력을 확대하여 불법입국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며 해리스도 이러한 정책기조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③ 조세 정책
세금감면 및 고용법(TCJA: Tax Cuts and Jobs Act of 2017) 하 개인소득세 등 일부 세금감면 조항들이 `25년말 만료를 앞두고 있어 동 조항들의 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는 모든 조항을 연장하고 세수 손실을 관세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연소득 $40만 이하 개인은 혜택을 연장하되 고소득층 및 기업에 대해서는 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든 조항이 예정대로 만료된다면 확보되는 추가 세수는 연간 약 $4,000억(GDP 대비 1.3%)이다.
그러나 모든 조항이 연장 없이 만료되는 것은 양당이 정치적으로 피하고 싶은 결과이기 때문에 분점정부에서는 법인세 인상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④ 무역 정책
대중 강경 기조 및 보호무역주의는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사안이나 트럼프의 고율관세 시행 공약으로 미중 갈등 악화, 물가 상승 압력 등의 우려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와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도입을 주장한 반면 해리스 행정부 하에서는 현 무역정책 기조에서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입법이 필요한 조세정책과는 달리 무역조치는 대통령의 재량권이 크기 때문에 대선 결과만으로도 상당한 변화가 가능하다.
⑤ 트럼프 고령 및 사법 리스크
트럼프의 고령·건강 및 유죄 판결 관련 리스크는 비교적 제한적이었으나, 민주당의 후보 교체로 정국이 전환될 가능성도 증가했다는 평가다.
트럼프의 4개 형사기소 건(반란 선동 등)이 진행 중이며 성추문 입막음 건(Hush Money Trial)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연방대법원의 재임 중 공적 행위 면책특권 인정(7.1일),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기밀문서 불법 자택보관 소송 기각(7.15일) 등으로 사법리스크 상당폭 축소되었다는 평가이다.
다만 59세의 검사 출신 해리스가 캠페인 과정 및 토론에서 검사 대 범죄자의 대결 프레임을 형성하고 트럼프가 고령인 점과 건강 리스크 등을 공격할 경우 해당 문제가 부각되며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⑥ 대외 정책
일반적으로 외교정책은 유권자들의 관심사에서 후순위를 차지하는 편이다.
그러나 금번 대선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장기화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보인 친이스라엘적 태도 등으로 대외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확대되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삭감 필요성을 주장하고 당선시 중동 전쟁 등의 빠른 종식을 약속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접근 방식 및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해리스는 정치활동 대부분을 국내 이슈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외교적 입장은 아직 크게 밝혀지지 않았다.
급격한 외교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중동 사태에 대해서는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⑦ 기타 정책 이슈
(임신중절 권리) `22.6월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하는 Roe v. Wade 판례를 폐기하면서 일대 파장을 야기했으며, 공화당의 압승이 예견되었던 `2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선전에 기여하는 등 진보 진영 결집에 핵심적인 이슈이다.
(기후변화 대응/에너지) 트럼프는 화석연료 사용을 지지하며 환경규제에 대해서도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의 전면 폐지는 어려울 수 있으나 절차 강화 등으로 법의 효과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의료비 및 의료보험) 양당 모두 약가 및 의료비 부담 완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트럼프 및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폐지/개정 및 민간보험 시장의 경쟁을 통한 비용 절감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대선 전망 시기상조
공화당의 대선·의회 승리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나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다.
주요 정책 향방에 있어서는 대선 결과보다도 특정 당의 백악관·의회 압승(sweep) 여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하원 우위 확보 여부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민주당의 후보 교체로 대선 정국에 전환점이 발생했으나 현재로서는 예측시장 및 지지율 모두 트럼프의 당선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해리스의 초반 모멘텀 유지 여부가 관건이 되겠다.
바이든 사퇴로 내부 갈등이 격심했던 민주당이 다시 해리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하고 최대 약점이었던 후보의 고령과 건강 문제도 해소된 것은 승기를 잃어가던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이다.
다만 해리스의 흑인/남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정체성 및 낮은 중도층 호감도, 민주당의 약점인 불법 이민 문제와의 연관 등은 공화당의 주요 공격 타겟이 될 소지가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유권자들의 11월 선택을 반영하기보다는 현 정부에 대한 만족도 평가(referendum)에 가깝다.
실제 여론조사는 9월쯤부터 선거결과에 유의미한 예측지표로 기능하는 경향이 크다.
20년 대선에서는 4개 주의 81,139표, `16년 대선에서는 3개 주의 77,744표가 선거의 승자를 결정했다.
금번에도 경합주 유권자 중 6% 정도의 표가 대선 결과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의 초반 지지세 유지 여부, 9월 예정된 2차 TV 토론, 경제·통화정책, 우크라이나·중동 사태 향방 등 대선까지 변수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