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월 FOMC 회의 직후 급격하게 미국 경기 침체 논란이 거세다. 과거 침체 국면의 신호였던 명목성장률과 단기 금리 차이 및 신규실업급여청구건수 증가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침체는 아니지만, 미국 경기가 빠르게 둔화일로에 있다. 경기 둔화가 연착륙이 될지, 침체가 될지 불확실성이 높다.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이 필요하다.
미국 경기 침체 논란 증가
7 월 미국 FOMC 회의 직후 미국 경기 침체 논란에 불이 붙었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경기가 갑자기 악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도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참고하는 경제 지표들 가운데 침체를 가늠하는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미국 명목 성장률과 CP 금리 간 차이다.
명목 성장률을 기업 매출로 보고, CP 금리를 단기 자금 조달 비용으로 볼 수 있다.
매출 증가 속도보다 단지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기업들은 고용을 줄여야 한다.
현재 동 지표는 경계선에 있다. 단기금리가 빨리 낮아지지 않으면 침체 위험이 높아진다.
다른 하나는 실업급여청구건수다. 동 지표가 3 개월 동안 15~20% 높아지면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동 지표는 19% 높아졌다.

미국 경기 침체 핵심, 고용의 둔화 현실화
미국 고용이 갑자기 눈에 띄게 둔화되었다. 7 월 비농업 취업자 증가는 +11.4 만 명으로 시장 예상을 6 만 명 가량 하회했다.
실업률은 4.3%로 상승해, 그 유명한 ‘샴의 법칙’이 발동되었다.
이번 고용 보고서와 관련된 주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산업별 취업자 변화
전월비 취업자 증가가 약화된 산업은 정보, 금융, 헬스케어, 정부 부문이다.
정보산업은 이미 2022년 말부터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7월 취업자 감소(-2 만명)가 깜짝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2) 실업률 급등
우선 기상 악화로 인해 실업률이 급등했을 가능성이 있다. 7 월 초 미국 텍사스 지방에 허리케인이 닥치면서 노동 활동이 둔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노동통계국 서베이에 따르면 고용 상태임에도 날씨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한 노동자는 46.1 만 명으로, 7 월 기준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이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날씨 조정 모델에 기반하면 기상 영향은 취업자를 1~3 만 명 감소시키는 데 그쳤다.
날씨가 이번 고용 악화의 주요 원인은 아니다.
노동 공급의 증가로 경제활동 참여율이 62.7%로 0.1%p 상승하면서 실업률 상승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노동시장 진입에 따른 실업자 수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임시 해고와 퇴사가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 중 82%는 임시 해고나 임시직 종료에 의한 실업으로, 영구 실업자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실직자 증가는 분명 부정적이다. 그래도 심각한 해고의 움직임은 없었다.
‘샴의 법칙’으로 알려진 샴은 현재의 실업률 상승은 노동 공급 증가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과거와 다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합리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실업률에 선행하는 고용확산지수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50을 하회했다(위축 국면 진입).
고용 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분석
① 팬데믹 이후 노동력 부족 현상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전망에서 고용 시장이 둔화되면서 하반기 미국 성장률이 1% 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고용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 8/1 일 FOMC 리뷰에 아직 미국 경기가 크게 나쁘지 않아 금리/환율의 하방이 제한적이라 언급했는데, 이틀 만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NBER에서 말하는 ‘경제활동의 광범위한 둔화’와 같은 표현을 차치하고 경기침체를 단순히 실업률 상승으로 간주한다면, 미국 경제는 침체 직전이나 초입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얼마나 크게 나빠질 것인가 이다.
그래도 희망을 걸어볼 만한 구석이 있다. 이번 국면에서는 실업률 상승이 과거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간단한 비교를 해보자. 러-우 전쟁과 글로벌 긴축 싸이클 이후 미국보다 경기가 훨씬 나빴고, 그로 인해 금리를 더 빨리 내릴 수밖에 없었던 국가들이 있다.
유로존, 영국, 캐나다, 스웨덴 등이다. 그런데 이번 경기 둔화 국면에서 이들 국가들의 실업률 상승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었다.
바로 노동력 부족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노동 시장은 유럽권에 비해 훨씬 유연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유럽의 경기 둔화 싸이클이 끝났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이민 유입 감소,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활발해진 퇴사와 이직 등
에 의한 노동력 부족 사태는 주요 선진국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숙련 노동자의 부족 사태가 심각했다.
② 대량 해고 움직임 없다
미국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신규 채용을 줄여왔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에서 ‘광범위한 노동력 부족’은 이미 대부분 해소되었다.
그러나 해고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JOLTs 보고서에 나타난 해고 건수는 아직 팬데믹 이전에 미치지 못한다.
챌린저 감원 계획도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22-23년 테크 업종의 대규모 감원 당시보다 현저히 적다.
미국 기업들은 2020년 대량해고 이후 노동력을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미국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서베이를 보면, 구인 난항을 겪거나적절한 노동자를 찾지 못한다는 응답은 여전히 역사적 고점 수준이다.
매출 부진도 심각하지 않다.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트리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적어도 아직까지는 기업들의 대량 해고의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최근 실업률 상승에는 노동 공급 증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아직 건재한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과거 미국 침체 시기 고용 감소의 대부분은 상품생산(천연자원/제조/건설)이 차지했다.
그런데 미국은 아직도 지어야 할 주택이 너무 많다. 미국 가계들은 여전히 집을 사거나 이사를 가고 싶지만, 금리가 높아 미뤄두고 있다.
리쇼어링 덕에 미국 내 공장 건설도 급증했다. 과거와는 구조적으로 다른 환경에 있다.
상품생산 취업자 비중이 60-70 년대의 절반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에, 중요성이 과거만큼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이들은 여전히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다. 해당 산업에서 고용 감소가 크지 않다면, 전체 취업자 감소도 크지 않
을 가능성이 있다.
두 산업은 연준이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릴 때 가장 빠르게 수혜를 볼 수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양호한 민간의 펀더멘털
다행히 가계와 기업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 미국 가계의 대부분은 고정금리 모기지 대출을 받은 덕분에,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역사적 저점에 가깝다.
저소득층은 이자율 증가로 힘들어하고 있지만, 고소득층은 자산 증가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재 미국 소비의 리스크로 고용 외에도 주가가 있다.
1 년 반 동안 꾸준히 상승한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면 중산층 이상의 자산이 감소하면서 소비 의향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기업들의 재고 부담이 낮다는 것도 핵심이다. 미국 기업들은 이미 2022 년 이후 한 차례 혹독한 재고 조정 과정을 겪었다.
당시 기업들의 이익 감소도 주로 과잉 재고를 해소하는 데 기인했다. 지금은 소비가 약간 둔화된다 하더라도 재고 소진을 위해 생산과 고용을 큰 폭으로 줄여야 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자 보상 배율은 빠르게 하락했고, 코로나 이후 급증했던 현금도 거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명목성장률과 정책금리 간의 차이를 볼 때, 현재 금리 수준은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다. 연준의 정책 대응 필요성이 높아졌다.

결국 연준의 의지가 가장 중요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실업률 기준으로 보면 미국은 침체초입 부근에 왔을 가능성이 있다.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졌다.
2) 다만 이 과정에서 노동 공급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3) 팬데믹 이후 경험한 노동력 부족과 구조적 요인 때문에, 이번 싸이클에서는 기업들이 이전보다 해고를 주저할 수 있다.
4) 가계의 부채 부담과 기업의 재고 부담 모두 낮다.
과거 미국 침체 과정에서 실업률은 여지 없이 2%p 이상 급등했다.
만약 이번 싸이클에서 실업률이 완만한 속도로 1.0~1.5%p 상승에 그친다면(실업률 기준 4.5 ~5.0%), 심각한 악재는 아닐 수 있다.
다행히 아직은 실업률 상승이 기업이익에 심각한 위협인 단계는 아니다.
희망을 걸 수 있는 요인은 모두 나열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침체를 막고자 하는 연준의 의지다.
경기가 심각하게 나빠지기 전에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주체의 심리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 정작 연준 인사들은 고용 둔화에 별다른 우려를 표하지 않았는데, 만약 이러한 미적지근한 대응이 이어진다면 침체 위험은 더 커질 것이다.

미국 경기 침체 주식시장 대응
침체를 적극적으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침체 위험이 한두달 전보다 높아졌다. 더군다나 미국 ISM 제조업지수 급락은 국내 기업이익에 악재다.
대미 수출주 경계 필요
주가가 상승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실적에 대한 기대다. 최근 미국 기업실적 상향 비율은 올해 1 월 이후 처음으로 (-)로 반전되었다.
실적 상향된 기업들보다 하향 기업 수가 늘어났다. 게다가 실적 상향 비율과 관련성이 높은 ISM 제조업지수가 하락했다(46.8).
금주 발표될 미국 ISM 서비스업 지수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도 미국과 중국 제조업 경기에 민감하다. 올해 들어 대미 수출품목들을 중심으로 개선되던 기업이익 상향 비율은 주춤해졌다.
미국 경기가 침체가 아닌 둔화라도 국내 기업실적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전자산 쏠림이 반전될 때가 기회
미국 경기 침체 위험을 기본 가정으로 보기는 이르다. 미국 제조업 기업들의 재고가 많지 않다.
아직은 경기 둔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결론은 유사하다. 하반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
주가 바닥은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거나, 대안인 안전자산이 비싸 졌을 때 나타난다.
최근 미국 10 년물 국채금리가 급격히 떨어졌다(3.79%).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변화에 비해 금리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위험 회피가 극단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만간 안전자산에 대한 심리도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주식시장 대응은 쉽지 않다. 최근 국내 증시 조정 과정에서 조정 폭이 크지 않거나, 반등이 가능했던 유틸리티/조선 등 산업으로 국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