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6월 수출 발표, 경기 양극화 여전, 금리 인하 시점

한국의 6월 수출 결과가 발표되었다.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한 수치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다만 IT 부문을 제외하고는 수출의 증가세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부문별 양극화와 수출과 내수간 양극화는 여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첫번째 기준 금리 인하는 여전히 3분기로 예상된다.

1. 한국 6월 수출 내용

한국 6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5.1%, 일평균 기준으로는 12.4% 증가한 571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5 월 수출 증가율은 각각 13.6%, 11.5%를 기록한 가운데 6 월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이 컸다.

전월대비로도, 전년동월대비로도 조업일수가 감소한 것 대비 선방한 수출 실적이었다. 무역수지는 수출 증가와 더불어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6월 수입 전년동기대비 -7.5%)1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수출물량지수와 금액지수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6.3%, 10.3% 상승해 물량과 금액 모두 수출 실적 호조세를 견인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의 원화 약세도 개별 기업의 원자재 조달 구조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월평균 기준으로 달러-원 환율은 올해 6월 기준 전년동월대비 4.7% 상승했으며(23 년 6 월 1,318 원 vs 24 년 6 월 1,380원), 하반기에도 달러-원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세 전망하나 여전히 작년 하반기 평균인 1,312원 대비해서 높은 수준이 예상되는 관계로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6월 수출 금액과 역대 수출 증가율 추이 그래프. 전년 동월 및 전월 대비 감소하였지만 영업일수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1.1 한국 6월 수출 항목별 실적

항목별로 보면, 6월 수출에서는 여전히 반도체, 컴퓨터 등 IT 부문이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50.9% 증가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컴퓨터(+58.9%), 디스플레이(+26.1%) 등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차전지와 자동차 부품, 철강, 일반기계 부문은 감소 폭이 확대되었다.

1.2 한국 6월 수출 지역별 실적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이 전체 수출의 19.3%를 차지하며 수출 비중 1 위 자리를 탈환했다. 아세안과 남미향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유로존향 수출은 유로존 경기 부진으로 인해 4 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기대했던 대중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한국 전체 수출 중 18%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수출 금액은 작년 대비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중국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생산자물가 상승률과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는데, 중국 내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생산자물가 상승률 또한 5 월 3.4%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 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그 상승 폭이 가팔라지고 있음은 긍정적이다.

특히 6 월 중국 제조업 PMI 가 국가통계국 지표는 49.5 로 기준선은 50 선을 하회했지만 차이신 제조업 PMI 는 51.8 로 예상치와 전월치를 모두 상회했다.

국가통계국 PMI 가 국영 및 내수 중심 기업을 중심으로, 차이신 PMI가 민영 및 수출 중심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중국 수출 회복과 이에 따른 한국의 대중 수출 개선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대중 수출 증가율과 동행하는 중국 생산자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그림. 둘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은데, 중국의 PPI가 상승중으로 대중 수출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3 한국 3분기 수출 경기 전망도 양호

이렇게 양호한 수출 증가율 흐름은 3 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수출 증가율을 선행하는 수출경기전망지수(EBSI)는 3 분기 108.4 로 전분기의 116.0 대비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 을 상회하며 수출 경기의 전분기대비 개선을 지지했다.

EBSI 지수와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전년동월대비 기준 수출 증가율은 3 분기 고점 형성 후 완만하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별 EBSI 를 살펴보면 14 개 산업 가운데 3 개 산업(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 섬유/의복, 석유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100 을 상회했다.

2022 년 이후 계속해서 강한 흐름 지속되고 있는 자동차와 차 부품, 선박 부문이 강세를 이어갔으며 이번 3 분기에는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과 기계류 부문이 100 선을 상회하기 시작하면서 수출 경기 개선이 좀더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현재 약세를 보이고 있는 섬유,화장품 등 폼목과 더불어 이차전지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리스크는 여전히 주의해야한다.

산업별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를 나타낸 그래프. 분기별로 나누워져 있는데 자동차와 선박, 반도체 부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수출은 긍정적이다.

2. 양극화 여전한 것은 고민

한국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만 그 안에서 여전히 차별화되는 모습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수출 품목간의 차별화가 지속되고 있다. IT를 제외한 섹터의 경우 수출이 여전히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수출과 내수간의 차별화도 고질적인 문제이다. 이에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4분기로 갈수록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 IT와 비IT 양극화

IT 수출 호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수요 급등으로 6 월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모두 전년비 +50% 넘게 급증했다. 6 월 반도체 수출은 134.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디스플레이 수출도 +26.1%로 호조를 보였다.

반면 양극화도 여전하다. 3 개월 평균 IT 제외 수출증가율은 수 개월 째 +1% 부근에 머물러 있다. 화장품(+6.1%), 석유화학(+4.8%) 등이 나쁘지 않다.

그래도 전반적인 IT 제외 부문의 수출 경기가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대중 수출도 IT 부문을 제외하면 여전히 감소 중이다.

3 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반적인 수요를 가늠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유로존의 제조업 PMI 지수를 보면 바닥은 다지고 있지만 회복세가 미약하며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수요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강한 수요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AI 관련 전방산업 수요나 인프라 등 정책적인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는 일부 품목 중심의 수요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 품목 중에서 내수 전반적인 수요 회복에 의존도가 높은 품목보다는 정책적인 지원과 투자 사이클에 기댄 수요
개선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IT 쏠림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수출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경기가 좋은 것은 맞다. 하반기 비 IT 부문의 수요가 크게 좋아지기는 어려워도 IT 수출이 받쳐준다면 전체 수출은 양호하게 유지될 것이다.

특히 HBM 수요 강세와 타이트한 수급 속에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완만한 둔화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한국 6월 수출이 역대 최고를 갱신한 그래프와 IT와 비IT 간의 수출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2.2 수출과 내수간의 차별화

한국 내수는 수출 경기와는 다소 다른 흐름이 예상된다. 5월 한국 생산(-0.7% MoM), 소비(-0.2% MoM), 투자(설비투자 -4.1% MoM, 건설기성 -4.6% MoM)는 세 항목 모두 전월대비 감소를 기록하며 내수 부진이 재확인되었다.

6 월 무역수지 흑자 폭이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한 것도 수출 증가보다는 수입 감소 폭이 컸기 때문에 기인한다. 내수 부진으로 수입 수요 또한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감안하면 6월 내수 지표 또한 감소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5~6 월 내수 지표 부진은 일시적이기 보다 하반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수출 경기가 양호하게 이어지고 있음에도 수출 경기 호조가 고용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IT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가 상당히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BSI 전망지수로,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부진한 내수를 반영하듯 5 월 한국의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8 만명 증가해 2021 년 3 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론 5 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석가탄신일 등 공휴일 효과가 반영되었다고는 하지만 고용 증가가 뚜렷하게 둔화되는 흐름임은 명확하다.

특히 내수 경기에 민감한 국내 자영업자 상황이 녹록치 않다. 민간소비가 1분기 예상보다 반등했던 여파로 6월 내수 업황지수도 반등하긴 했으나 전망지수는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 분기 민간소비 깜짝 반등을 견인한 것이 국내 이동량 증가였는데, 동 지표는 5 월 이후 정체되어 있다. 한국 내수 경기의 저점은 이동량 증가 수혜를 받을 수 없고, 수출 경기의 파급효과 및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누릴 수 없는 3 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의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 6월 수출과 내수가 양극화됨을 보여준다. 산업동향보고에서 추출한 자료로 내수의 부진을 나타낸다.

한국은행 고민, 금리 인하 시점은?

헤드라인 성장률은 수출 경기 회복에 따라 2%대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언급되었듯 금융위기 이후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가 상당히 축소되고 지속기간도 줄어든 것(해외직접투자 확대, 고용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IT 중심의 수출 증가 등에 기인)으로 추정되어 하반기 수출경기 호조가 기준금리 인하를 막는 명분이 되긴 어렵다고 본다.

다만 지난 6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5조 3천억원 이상 증가해 2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 반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들썩이면서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중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으로서는 쉽사리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고채 시장에 반영된 시장금리가 3년물 기준 3.21%, 10년물 기준 3.33%까지 하락해 기준금리를 약 25bp 하회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금융환경도 인하 기대감을 이미 반영하며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한국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기준금리 인하 개시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며 기존 전망대로 한국은 10 월 첫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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