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금리 뜻과 한계점, 중립금리 상승하는 이유

최근 신문 혹은 인터넷 기사에 기고된 경제 기사를 보면 중립금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미국 또한 최근 중립금리에 대한 논의가 커지면서 중립금리 상승 여부가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과연 중립금리란 무엇이고 중립금리 상승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리고 중립금리 한계점은 무엇이 있을까.

중립금리 뜻(의미)과 활용

중립금리 의미는 장기적, 이론적 개념 성격이 강하다. 중립금리 뜻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고 경제 전체의 저축과 투자의 균형을 가능하게 하는 이자율이라고 볼 수 있다.

IMF는 중립금리를 경기부양적이지도 또 긴축적이지도 않으면서 그 경제의 잠재산출량 및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에 부합하는 실질 금리로 정의하기도 했다.

중립금리 활용 : 통화정책 판단

중립금리는 이론적 개념으로 평시 단기적인 통화정책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유의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통화정책의 전환기에는 그 중요성 및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중립금리를 통화정책의 긴축 또는 완화 기조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준거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을 경우 긴축적, 낮을경 경우 완화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경제주체들에게 정책결정 배경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으다.

중립금리 활용 : 정책금리 신뢰성 제고

정책기조 전환시 중립금리를 공표한다면 정책금리 방향과 수준에 대한 투명성도 제고 가능하다. 또한 정책기조 전환이 경제주체들의 기대보다 지연되는 경우에도 중립금리를 지연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정책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시장과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의 불일치를 줄임으로써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게한다.

중립금리 활용 : 정책 패러다임 전환

한편 중립금리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균형금리로서 그 변동은 경제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을 때 가능하므로, 중립금리 논의는 궁극적으로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에 관한 논의로도 연결된다.

경제구조 변화 요인들은 중립금리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동학에도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물가안정목표에 경제 및 인플레이션 동학의 구조변화를 감안할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또한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은 정책금리 변경 등 통화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통화정책 이외에 구조조정, 인구대책 등 경제의 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초과수요 등이 정상(균형)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변화에 따른 결과라면 뉴노멀이 될 수도 있으며, 이는 정책 조합 및 운영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근거가 된다.

최근 중립금리 상승하는 이유

일반적으로 중립금리 결정요인으로는 생산성 변화, 인구통계학적 변화(고령화, 저출산 등), 국채 등 안전자산 수요⋅공급, 여타 국가 기초여건 변화의 영향(global spillover)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립금리 상승 요인들로 탈세계화, 군비증강 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중립금리의 상승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경을 살펴보자.

상승 이유 : ① 재정적자(정부부채 확대)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경기가 부양되는 한편 국채공급(발행)이 증가하면서 여타 시장금리 등 금융시장 여건을 변화시킴에 따라 중립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확장적 재정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도하게 되고 긴축적 통화정책의 장기화도 중립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

팬데믹 기간 중 미국은 주요국 중 재정정책을 가장 적극 활용하였으며, 이후에도 재정지출이 지속되면서 재정적자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였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GDP 대비 재정적자가 팬데믹 이전의 평균(2012~2019년, 3.5%)을 넘어서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립금리 상승 이유 중 하나인 재정적자. GDP 대비 재정적자가 심해지고 있으며 GDP 대비 정부지출도 증가하고 있다. 미 국채 발행량도 증가하고 있다.

상승 이유 : ② 투자 증가

잠재성장률 저하 및 고령화 등 구조적인 요인,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부진하던 민간투자가 팬데믹 이후 늘었다면 이는 자금수요를 촉진하면서 중립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미국 GDP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투자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자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탈세계화, re-shoring)과 산업정책 지원에 따른 반도체· 2차전지 공장건설 등으로 견조하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위한 신기술 개발 등 지적 재산 투자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었다.

팬데믹 이전 IT 투자는 자본집약도가 낮아 자본 수요가 적은 소프트웨어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팬데믹 이후 AI 기술 개발은 반도체 등과 같이 자본집약적인 하드웨어 투자도 수반하면서 자본지출을 더욱 촉발시켰고 이는 중립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중립금리 상승의 이유 중 하나인 투자 증가. 최근 GDP 성장 대비 기업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적재산 투자 역시 증가중이다.

상승 이유 : ③ 생산성 향상

생산성 향상은 자본의 한계생산을 증가시켜 중립금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중립금리는 생산성 변화와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왔으며, 중립금리 동인 중 생산성 변화가 핵심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노동생산성은 노동투입시간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가운데 산출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팬데믹 이전 대비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저생산성부문의 구조조정으로 노동력, 여타 자원이 고생산부문으로 이동·재배치되면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증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 이전부터 4차 산업혁명으로 증대된 R&D 투자와 여타 지적재산 투자가 시차를 두고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배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아직 초기단계인 AI가 발전·확산되면 생산성 향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립금리 상승 이유 중 하나인 노동생산성. 노동생산성이 최근 증가하고 있으며노동생산성은 중립금리 변동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상승 이유 : ④ 이민 유입 확대

이민유입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추가 확보되면 경제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제고되고 자본수요도 늘면서 중립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으로의 이민자 수는 이전 정부의 반이민정책과 팬데믹으로 급감하다가 2022년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CBO는 미국인구가 이민 영향으로 2024년 3.42억명에서 2054년 3.83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며, 2040년 이후 인구증가는 전부 이민 유입에 기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규모 이민유입으로 노동수요가 높은 업종에서 노동력 부족이 완화되면서 임금상승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가운데 고용이 큰 폭 증가했다.

중립금리 상승의 이유 중 하나인 이민 증가에 따른 인구 증가. 인구는 2020년 이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 전망은 역대 최대를 가리키고 있다.

중립금리 한계

중립금리는 개념적으로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을 결정 또는 판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 투자 증가 등 경제 상황을 판단할 때에도 유용하다.

그럼에도 중립금리는 태생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측정의 어려움, 커뮤니케이션의 제약 등 불확실성이 높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측정의 어려움

중립금리는 관측이 불가능한 이론적인 개념으로서 다양한 자료와 방식을 통해 추정해야 하므로 추정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지역 연준(뉴욕, 리치먼드) 연구자의 추정 결과를 정기적으로(1, 4, 7, 10월) 업데이트하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나, 각기 다른 모형 및 접근법을 사용함에 따라 추정 결과가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추정 방법의 특성상 과거 시점의 중립금리 수준이 추정 시점마다 달라질 가능성도 존재(Powell 의장 등이 중립금리를 사후에 알 수 있다고 하는 이유)한다.

투자은행들은 추정의 불확실성 등으로 중립금리를 자체 모형보다는 잠재성장률, 5년 후 5년물 OIS 선도금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 및 활용한다.

추정이 지나치게 어렵기에 상황에 따라서는 FOMC 경제전망에서 점도표를 통해 제공되는 연준 의원들의 정책금리 장기 전망치를 중립금리의 대용치로 활용하기도 한다.

HLW 모형 및 L-M 모형에 따른 중립금리 추이. 결과가 상이하다. 그만큼 중립금리 추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커뮤니케이션 및 정책활용의 제약

중립금리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추정이 불확실함에 따라 각자의 주관성이 개입될 여지가 크므로 현실에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나 의견 교환이 제한되고 원론적 담론에 그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개념상 균형상태의 금리로서 통화정책 기조 뿐만 아니라 경제상황 판단에도 준거로 활용할 수 있으나 각자가 생각·지칭하고 있는 중립금리가 다르다면 불완전하거나 평행선을 달리는 논의(겉도는 이야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반 경제주체는 중립금리의 동인 및 추정치의 함의, 내재된 한계 등을 자세히 알지 못하므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설명도 쉽지 않음)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발생하고 정책수행의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장기적 개념인 중립금리를 단기간에 중앙은행이 도달해야 하거나 도달하고자 하는 정책금리 목표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기조는 다양한 정보 및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으나 중립금리 수치에만 주목하여 정책결정을 비판·오해할 리스크도 있다.

중립금리 평가 및 시사점

지난해 장기금리 급등으로 시장참가자를 중심으로 제기되었던 미국 중립금리 논란이 최근에는 연준인사들을 중심으로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고금리 지속(high for longer)에도 불구하고 연준 전망과 달리 경제 및 인플레이션 경로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인 것으로 판단된다.

연준이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가운데 정책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하반기 중에도 중립금리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인플레이션 재가속시 금리 추가 인상 논란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립금리 추정 및 활용의 한계 등을 고려하면 연준이 중립금리 상승(뉴노멀)을 공식화하고 이를 근거로 정책 패러다임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지금으로서는 그 가능성이 미약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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