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상승 랠리, 계속될 수 있을까.

중국 증시는 최근 1주간 장기 연휴 기간을 앞두고 연이어 공개된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MSCI China 1W 수익률은 9/3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21.3%를 기록했다.

중국 본토 및 홍콩 주요 지수는 ‘24년 고점을 넘어 ‘23년 고점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과연 중국 증시의 상승 랠리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계속될 수 있을까.

급등하기 시작한 중국 증시

최근 연이어 발표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패키지는 그동안 외면받았던 중국 증시 투자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우선 24일 지준율, 정책금리, 모기지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발표했다.

이어서 26일에는 중국 당국이 시장에서 기대하던 재정정책 계획을 예상보다 빠르게 발표하면서 정책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었다.

다만, 현지 정부가 발표한 정책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지난 26일 9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재정정책 강화를 강조하며 언급된 초장기특별국채과 지방정부 특목채 그리고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 등의 부동산 부양 정책은 올해 연초부터 지속해서 제기됐던 사항이다.

미적지근한 정책 강도에 비해 시장 반응이 지나치게 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간 중국 증시 수익률 추이

중국 증시 과도한 기대감 경계

중국 증시의 랠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중국 경기의 반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경기 방향성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최근 중국 경기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시작한 주식시장 참가자들과 달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여전히 중국 경기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서 제시되는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들의 중국 ‘24년과 ‘25년 GDP 성장률 컨센서스 추이는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 패키지
가 발표된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있다.

중국 GDP 성장률 컨센서스 추이 및 경기 선행지수 추이

필자 또한 금번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효과가 크지 않으며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의 경기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정부가 9월 중앙정치국회의에서 강조했던 재정정책을 통한 정부 투자 확대 계획은 투자 수요 부진으로 인해 기대만큼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집행 속도가 평년대비 느린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연초부터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의 집행 가속화를 주문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기준 해당 채권의 누적 집행률은 올해 양회에서 제시한 목표치의 66%(8월 2.58조 위안, 목표치 3.90조) 수준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동기간 중국 지방정부 특목채 누계 집행률이 80%인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는 상당히 더딘 편이다.

이는 최근 중국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한 투자 수요 부진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건설업 PMI 지수는 데이터 집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코로나 쇼크가 발발한 ‘20년 2월은 제외).

중국 7~8월 건설업 PMI는 이전 코로나 락다운 시기보다 낮은 각각 50.6pt와 50.7pt를 기록했다.

아울러, 중국 건설업 경기는 통상적으로 4/4분기로 갈수록 둔화되며, 이와 함께 지방정부 특목채 집행 속도도 더뎌진다.

이를 고려할 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실제 경기 펀더멘탈 개선을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는 힘들어 보인다.

중국 부동산 디벨로퍼들의 크레딧 이슈가 재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 상업용 주택 건설 통제 등 향후 부동산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직까지 크레딧 우려는 크지 않으나, 현지 정부가 정책 기조가 변화를 시사한 만큼 관련 데이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

중국 증시 상승 여력에 대한 고민

이번 중국의 반등은 수급의 맥락 관점에선 지난 7월 말 발생한 엔-캐리 청산 우려와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장기간 일방적인 포지션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2021년 이후 반등한 적이 없다보니 오랜 하락에 지친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났고, 비중축소는 만성화됐다.

주가 반등 직전인 9월 중순 거래대금은 실종된 상태였다.

오랜 기간 중국 관련 포지션이 비워진 상황에서 주가 급등이 촉발되다 보니, 반등세가 과해보여도 당장은 팔만한 수급이 별로 없는 형국이다.

앤 케리 청산 혼란과 유사한 중국 증시 상승

중국 주식을 팔려면 다시 사야하고, 사려면 일단 다른 지역의 주식을 팔아야한다.

일례로 9월 마지막 거래일 중국/홍콩이 오르고 한국/일본이 약했다.

달러는 약세고 위안화는 강세다. 미국 주식시장이 비록 견고한 펀더멘탈로 무장했지만, 중국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면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강세도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점은 고민이다.

국가별 구도에서 펀더멘탈 여건은 여전히 미국의 우위다.

경기와 기업이익 차원에서 공히 우월한 모멘텀을 보여준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비미국이 중국 부양책을 중심으로 펀더멘탈까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돋아나고, 달러 약세까지 조합되다 보니 미국의 우위가 단기적으로 빛이 바랜다.

화두는 1주일만에 20% 이상 급등한 중국이 가져갔고, 확인된 펀더멘탈과 숫자는 없지만 아직까지는 정책이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중국과 non-US의 키 맞추기 국면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

결국은 미국의 우위로 복귀할텐데, 3분기 실적 시즌과 대선을 확인한 11월 이후 미국으로 시선이 돌아올 공산이 크다

펀더멘탈은 변함없는 미국 우위

중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이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실물 경제로 반영되기까지는 1~3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금번 중국 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지속되며 중국 증시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뚜렷한 이익 개선세가 나타나기 전까지 향후 발표될 경제 데이터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중국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 또한 제한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 내 등락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적으로 차주 발표될 중국 국경절(10/1~7일)기간의 현지 소비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1주간 중국 증시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현지 정부의 경기 부양책 수혜 기대감이 높은 부동산과 소비재 섹터이다.

금주 국경절 소비 데이터가 예상에 부진할 경우 관련 섹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최근 상승폭을 되돌릴 공산이 크다

중국 증시 섹터별 주간 수익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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